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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 한 달 전 날아온 309억 원 청구서, 장위4구역이 보여준 공사비 리스크의 민낯

tdsmoney 2026. 3. 1. 15:57

이삿짐을 다 쌌는데 이사 당일 아침에 추가 요금 고지서가 날아온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장위4구역 조합원들이 딱 그 상황에 놓였습니다. 3월 말 입주를 코앞에 두고 공사비 309억 원 증액 협의가 시작됐습니다. 서울 성북구 장위4구역을 재개발한 장위자이레디언트는 총 2,840가구 규모의 대형 단지입니다. GS건설이 시공을 맡았고 전체 공사비만 7,000억 원대에 달합니다. 309억 원을 2,840가구로 나누면 가구당 평균 약 1,088만 원입니다. 계약서에 없던 추가 비용이 입주 직전에 청구된 것입니다. 이 글에서는 장위4구역 공사비 증액 협의의 배경과 조합원에게 미치는 실질적 영향, 그리고 재개발 투자자가 이 사례에서 읽어야 할 리스크를 정리합니다.

 

입주 한 달 전 날아온 309억 원 청구서, 장위4구역이 보여준 공사비 리스크의 민낯
입주 한 달 전 날아온 309억 원 청구서, 장위4구역이 보여준 공사비 리스크의 민낯


왜 공사비 증액이 입주 직전에 터지는가

재개발 사업은 처음 도급 계약을 맺을 때 공사비를 확정하고 시작합니다. 그런데 공사가 수년에 걸쳐 진행되는 동안 설계 변경이나 원자재 가격 상승이 생기면 시공사가 추가 정산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계약 당시 예상한 비용과 실제 투입된 비용 사이에 간극이 벌어지는 구조입니다.

 

최근 몇 년간 그 간극이 유달리 컸습니다. 철근과 콘크리트 등 주요 건설 자재 가격이 2020년 대비 최대 40~50% 급등했고 건설 노무비 지수도 같은 기간 꾸준히 올랐습니다. 시공사 입장에서는 계약 당시 가격으로 공사를 마무리하면 손해라고 주장하고, 조합은 추가 부담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장위4구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 정비사업 현장 곳곳에서 반복되는 갈등 패턴입니다.

 

통상 공사비 정산은 준공 이전에 마무리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번 협의 타이밍이 입주 직전이라는 점이 조합원들을 더 불안하게 만드는 이유입니다. 입주 지정기간이 시작되면 관리비와 대출 이자가 본격적으로 발생하기 시작합니다. 확정되지 않은 숫자를 안고 이삿짐을 싸야 하는 상황입니다.


비례율 하락이 조합원에게 미치는 실질 영향

비례율은 조합원이 이 사업에서 얼마나 남기느냐를 보여주는 수익성 지표입니다. 100%를 넘으면 종전 자산보다 더 많이 돌려받는다는 의미입니다. 이번 공사비 증액이 그대로 반영되면 기존보다 낮아진 105%대로 내려앉게 됩니다.

 

숫자만 보면 여전히 100%를 웃돌아 손해가 아닌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종전 자산 평가액이 높은 조합원일수록 체감하는 손실은 훨씬 커집니다. 종전 자산이 5억 원인 조합원이라면 비례율 1% 하락만으로도 500만 원이 사라지는 구조입니다. 비례율이 기존 대비 2~3%포인트 하락하면 같은 조합원의 손실은 1,000만~1,500만 원에 달합니다. 조합원 수백 명이 이 타격을 나눠 받습니다.

 

추가 분담금 문제도 있습니다. 공사비 증액이 확정되면 일부 조합원은 기존 분담금 외에 추가 납부 의무가 생길 수 있습니다. 입주 직전에 예상치 못한 목돈이 필요해지는 상황입니다. 잔금 대출과 이사 비용까지 겹치는 시점에 추가 분담금이 더해지면 자금 계획 전체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입주권 시장은 왜 꿈쩍 않는가

이 모든 악재에도 불구하고 입주권 시장은 조용합니다. 장위4구역 전용 84㎡ 입주권은 최근 최고 13억 원대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비례율 하락보다 완공 후 시세 상승 여력을 더 높게 보는 수요가 살아있다는 뜻입니다.

배경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동북선 경전철 호재입니다. 동북선이 개통되면 장위4구역에서 여의도와 강남 접근성이 크게 개선됩니다. 교통 호재는 신축 아파트 프리미엄과 결합될 때 가장 강하게 작동합니다. 둘째는 공급 희소성입니다. 성북구 일대에서 이 가격에 새 아파트를 살 수 있는 선택지가 많지 않습니다. 신축 프리미엄이 공사비 갈등에서 오는 불확실성을 상쇄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입주권 시장의 강세가 공사비 리스크를 없애주는 것은 아닙니다. 시세 차익이라는 분자만 볼 것이 아니라 최종 투입 비용이라는 분모도 함께 따져야 합니다. 비례율 하락과 추가 분담금이 더해지면 겉으로 보이는 수익보다 실제 손에 쥐는 돈은 얇아집니다.


입주 일정은 어떻게 되나

공사비 갈등은 법정까지 가는 긴 싸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입주 일정 자체는 3월 말로 예정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재개발 현장에서 공사비 분쟁이 진행 중이더라도 입주 자체는 예정대로 이뤄지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입주를 미루는 것은 조합 입장에서도 관리비 부담과 조합원 이탈 리스크를 키우는 선택이기 때문입니다.

 

공사비 증액 협의는 입주 이후에도 계속될 수 있습니다. 조합과 시공사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 경우 최종 정산까지 수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조합원 입장에서는 입주 후에도 추가 분담금 확정이 미뤄지는 불확실성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입주 한 달 전 날아온 309억 원 청구서, 장위4구역이 보여준 공사비 리스크의 민낯

 


재개발 투자자가 이 사례에서 읽어야 할 것

장위4구역 사례는 재개발 투자에서 공사비 리스크를 계약 단계에서 얼마나 꼼꼼하게 따져야 하는지를 보여줍니다.

첫째로 도급 계약서의 공사비 증액 제한 조건을 확인해야 합니다. 계약서에 물가 상승에 따른 공사비 조정 조항이 어떻게 명시돼 있는지, 증액 한도와 조건이 구체적으로 적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이 조건이 불명확하면 시공사가 준공 직전에 추가 정산을 요구하는 상황이 반복될 수 있습니다.

 

둘째로 비례율 변동 시나리오를 미리 계산해야 합니다. 비례율이 1%포인트 하락할 때 나의 종전 자산 기준으로 얼마가 감소하는지를 계약 전에 시뮬레이션해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비례율 변동이 실질 수익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를 숫자로 파악하고 있어야 공사비 증액 협의 결과에 따른 판단을 할 수 있습니다.

 

셋째로 시공사의 공사비 관리 이력을 확인해야 합니다. 해당 건설사가 최근 준공한 유사 규모 재개발 현장에서 공사비 증액 분쟁이 있었는지, 있었다면 어떻게 해결됐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공사비 갈등이 반복되는 건설사는 이번에도 같은 패턴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넷째로 입주 직전 자금 여유를 확보해야 합니다. 장위4구역 사례처럼 입주 직전에 예상치 못한 추가 분담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잔금 대출과 이사 비용 외에 가구당 1,000만~2,000만 원 수준의 예비 자금을 확보해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전국 정비사업지에서 반복되는 패턴

장위4구역은 예외적인 사례가 아닙니다. 2020년대 들어 건설 자재값과 인건비가 급등하면서 전국 정비사업 현장에서 공사비 증액 분쟁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준공을 앞두고 수백억 원 단위의 추가 정산을 요구받는 사례가 서울 주요 재건축·재개발 현장에서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계약 단계에서 공사비 산출 근거를 구체적으로 확정하지 않는 관행에 있습니다. 시공사는 공사비를 낮게 제시해 수주를 따내고, 공사 진행 중 설계 변경이나 원가 상승을 이유로 추가 청구하는 패턴이 반복됩니다. 조합 입장에서는 이미 착공이 진행된 상태에서 시공사를 교체하기 어렵기 때문에 증액 요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입주 직전까지 공사비 리스크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것을 장위4구역이 다시 한번 보여줬습니다. 재개발 투자에서 수익률 계산은 시세 차익뿐 아니라 최종 분담금 확정 전까지 발생할 수 있는 추가 비용을 반드시 포함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