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자택 팔린 한남동, 제1종전용주거지역이 뭔지 알아야 이 동네가 보인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한남동 자택을 255억원에 매각했습니다. 매입자는 부영주택입니다. 부영주택은 이미 3년 전 같은 동네 하얏트 주차장 부지 약 8000㎡를 2223억원에 사들인 회사입니다. 이번에 정 회장 자택까지 매입하면서 부영이 한남동에 쏟아부은 돈이 2400억원을 넘겼습니다. 시장에서는 가구당 200억원짜리 초고가 빌라 개발이 나올 것이라는 얘기가 오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동네에서 무엇을 지을 수 있는지는 용도지역이 결정합니다. 정용진 자택 부지는 제1종전용주거지역입니다. 이 글에서는 제1종전용주거지역이 무엇인지, 한남동 개발이 왜 초고가 빌라밖에 안 되는지, 그리고 내 집을 살 때 용도지역을 어떻게 확인해야 하는지를 정리합니다.

제1종전용주거지역이란 무엇인가, 주거지역 중 규제가 가장 까다로운 등급이다
부동산을 살 때 등기부등본만큼 중요하게 봐야 하는 게 용도지역입니다. 용도지역은 그 땅에 무엇을 지을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법적 기준입니다. 주거지역, 상업지역, 공업지역, 녹지지역으로 크게 나뉘고 주거지역 안에서도 세부 등급이 있습니다. 주거지역은 크게 전용주거지역과 일반주거지역으로 나뉩니다. 전용주거지역은 말 그대로 주거 전용으로만 쓸 수 있는 땅입니다. 여기서 제1종과 제2종으로 다시 나뉩니다.
제1종전용주거지역은 주거지역 중 규제가 가장 까다로운 등급입니다. 단독주택 중심의 저층 주거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지정됩니다. 건축할 수 있는 건물이 엄격하게 제한됩니다. 단독주택만 지을 수 있고 건물 높이는 2층 이하로 제한됩니다. 용적률은 50% 이하, 건폐율은 50% 이하입니다. 아파트는 물론이고 연립주택, 다세대주택도 지을 수 없습니다.
제2종전용주거지역은 제1종보다 한 단계 완화된 등급입니다. 단독주택과 공동주택을 모두 허용하고 4층 이하 건물이 가능합니다.
일반주거지역은 전용주거지역보다 규제가 덜합니다. 제1종일반주거지역은 4층 이하 저층 주거 위주, 제2종일반주거지역은 중층 주거 위주, 제3종일반주거지역은 고층 주거까지 허용됩니다. 아파트는 제2종일반주거지역부터 가능합니다. 정용진 회장 자택 부지는 제1종전용주거지역입니다. 단독주택 2층 이하만 지을 수 있습니다. 하얏트 주차장 부지는 제1종전용주거지역과 제1종일반주거지역이 섞여 있어 원칙적으로 4층 이하 빌라까지 허용됩니다. 두 부지 모두 남산 자락의 자연경관지구로도 묶여 있어 건물 높이와 외관 심의에서 추가 제약을 받습니다.
왜 한남동은 초고가 빌라밖에 안 되는가, 용도지역과 사업성의 관계
부영주택이 2400억원을 넘게 투자하고도 왜 일반 아파트를 지을 수 없는지 이해하려면 용도지역과 사업성의 관계를 알아야 합니다.
제1종전용주거지역에서는 고층 아파트를 지을 수 없습니다. 2층 이하 단독주택만 가능합니다. 하얏트 주차장 부지처럼 제1종일반주거지역이 섞인 경우에도 4층 이하 빌라가 한계입니다. 세대수를 많이 뽑을 수 없는 구조입니다.
2400억원이 넘는 토지 매입비를 분양 수입으로 회수하려면 세대당 분양가가 극도로 높아야 합니다. 업계에서는 가구당 200억원 안팎이 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 가격을 감당할 수 있는 수요자는 극소수입니다. 한남더힐, 나인원한남 거주자나 자산가들 정도만 가능한 가격대입니다.
실제로 이 동네는 이미 200억원대 거래가 낯설지 않습니다. 파르크한남은 2023년 8월 180억원에 거래되며 아파트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고, 나인원한남은 2024년 7월 220억원에 이어 2025년 2월 250억원에 손바뀜되며 공동주택 최고가 기록을 다시 썼습니다. 이 생활권에서 가구당 200억원짜리 초고가 빌라 수요가 존재한다는 걸 시장이 이미 증명하고 있습니다.
한남동에 남은 마지막 대형 개발 가능 부지라는 점도 희소성을 높입니다. 한남더힐과 나인원한남 부지 개발이 끝난 뒤로 한남동에서 이 규모의 부지는 사실상 없었습니다. 2021년 이든자산운용과 UOD 컨소시엄이 개발을 추진했다가 자금시장 경색으로 좌초된 적이 있는 부지입니다. 그 이후 자금력을 앞세운 부영이 이 부지를 사들였고 이번에 옆 부지까지 추가 매입한 겁니다.

내 집 살 때 용도지역 확인하는 방법, 이것만 알면 된다
한남동 개발 이야기가 나와도 나와 상관없는 얘기라고 느끼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용도지역은 한남동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내가 살 집, 내가 투자할 토지의 가치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집을 사거나 토지에 투자하기 전에 용도지역을 먼저 확인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같은 위치라도 용도지역에 따라 지을 수 있는 건물이 완전히 달라지고 그게 곧 땅의 가치와 직결됩니다.
용도지역을 확인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토지이음' 사이트입니다. 국토교통부에서 운영하는 공식 사이트로 주소만 입력하면 해당 토지의 용도지역을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네이버 부동산이나 카카오맵에서도 지적도를 켜면 용도지역 색상으로 구분해서 볼 수 있습니다.
확인해야 할 핵심 항목이 있습니다. 용도지역이 무엇인지, 자연경관지구나 고도지구 같은 추가 지구 지정 여부, 그리고 건폐율과 용적률입니다. 이 세 가지를 확인하면 그 땅에 무엇을 지을 수 있는지, 개발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정용진 회장 자택 부지처럼 제1종전용주거지역이면 개발 가능성이 극히 제한됩니다. 반대로 제3종일반주거지역이면 아파트 개발이 가능해 토지 가치가 높아집니다. 같은 동네, 같은 크기의 땅이어도 용도지역 하나로 가치가 수십 배 달라질 수 있습니다. 부동산을 살 때 등기부등본과 함께 용도지역을 반드시 확인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