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8억, 성수4지구 갈등이 길어질수록 조합원 지갑이 털린다
총 공사비 1조 3,600억 원, 한강변 최고 64층 랜드마크. 성수전략정비구역 4지구는 강북 재개발 사업 중 규모와 상징성 면에서 단연 최대어입니다. 그런데 이 사업의 시공사 선정 과정이 유찰 선언과 번복, 행정 신고로 얼룩졌습니다. 화려한 설계안 뒤에서 벌어지는 갈등이 길어질수록 피해는 고스란히 조합원에게 돌아갑니다. 이 글에서는 성수4지구 시공사 선정 과정의 경과와 함께, 갈등이 조합원에게 미치는 실질적인 영향을 정리합니다.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성수4지구 시공사 선정 과정을 시간순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2025년 12월 18일 시공사 선정 입찰 공고가 나왔습니다. 총 공사비 약 1조 3,600억 원, 평당 공사비 1,140만 원 조건이었습니다.
2026년 2월 10일 입찰이 마감됐습니다. 그런데 조합이 특정 건설사의 서류 미비를 이유로 유찰을 고려했고,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이견으로 결정을 번복하는 과정이 벌어졌습니다.
2026년 2월 11일 성동구청이 중재에 나섰습니다. 참여 시공사 간 경쟁 구도를 유지한다는 원칙에 합의하며 사업이 정상화 궤도로 돌아왔습니다.
2026년 2월 12일 합의 직후 조합이 시공사의 홍보 지침 준수 여부와 관련해 서울시에 행정적 판단을 요청했습니다. 갈등이 완전히 봉합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조합 집행부가 시공사의 규정 위반을 엄격하게 관리하는 것 자체는 조합원 권익 보호를 위한 필요한 과정입니다. 문제는 이 과정이 사업 속도를 늦추고 불확실성을 키울 때 발생합니다.
사업 지연이 조합원에게 미치는 실질적 비용

1조 3,600억 원 규모 사업에서 지연되는 하루는 숫자로 환산할 수 있습니다. 연이율 5%를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1조 3,600억 원의 하루 이자는 약 18억 6,000만 원입니다. 한 달 지연이면 약 560억 원, 석 달이면 1,700억 원에 달합니다. 이 금융 비용은 결국 조합원 분담금에 반영됩니다.
실제로 서울 주요 재건축·재개발 현장에서 시공사 선정 갈등으로 사업이 수개월 지연되면 조합원 1인당 분담금이 수천만 원 단위로 늘어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앞서 분석한 상대원2구역 사례에서는 시공사 분쟁으로 3년이 지연되면서 조합원 1인당 분담금이 약 1억 6,000만 원 증가한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분담금 증가만이 문제가 아닙니다. 사업의 예측 가능성이 낮아지면 시공사는 불확실성에 따른 리스크 비용을 공사비에 반영합니다. 갈등이 길어질수록 건설사 입장에서 이 사업은 수익보다 리스크가 큰 현장이 됩니다. 이는 공사비 증액 요구나 준공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진정한 조합원 이익은 어디서 나오나
시공사 선정에서 조합원의 실질적인 이익은 두 가지에서 나옵니다. 공정한 경쟁과 빠른 착공입니다.
공정한 경쟁이 보장되면 건설사들이 더 좋은 조건을 제안하게 됩니다. 공사비를 낮추거나, 설계 품질을 높이거나, 커뮤니티 시설을 확충하거나, 분양 조건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경쟁합니다. 이 경쟁의 결과물이 조합원에게 돌아갑니다.
반면 특정 업체를 배제하거나 자격 논란으로 경쟁 구도가 무너지면 조합의 협상력이 약해집니다. 단독 입찰 상황이 되면 건설사가 유리한 조건을 밀어붙이기 쉬워집니다.
빠른 착공은 금융 비용을 줄이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입니다. 시공사가 빨리 결정될수록 인허가와 착공 준비가 빨리 진행되고, 분담금 확정도 앞당겨집니다. 분담금이 확정돼야 조합원들이 자금 계획을 세울 수 있습니다.
시공사 선정에서 조합원이 직접 확인해야 할 것

성수4지구 조합원이라면 시공사 선정 총회 전에 다음 항목들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공사비 산출 근거의 구체성입니다. 평당 1,140만 원이라는 공사비가 어떤 근거로 산출됐는지, 착공 이후 설계 변경 시 공사비 증액을 어떻게 제한할 것인지를 계약서에서 확인해야 합니다. 공사비 증액 제한 조건이 명확하지 않으면 준공 직전 추가 분담금 요구가 들어올 수 있습니다.
준공 보증 조건입니다. 건설사가 준공을 보장하는 조건이 계약에 포함돼 있는지, 공사 중단 시 손해배상 조항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하자 보수 기준입니다. 입주 후 하자 발생 시 어떤 기준으로 처리하는지, 하자 보수 기간은 법정 기준 이상으로 보장받는지를 계약 단계에서 확인해야 합니다.
분양 조건입니다. 일반분양 물량의 분양가와 시기가 조합원 분담금 확정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일반분양 흥행 여부가 조합원 분담금을 낮추는 핵심 변수입니다.
갈등보다 중요한 것은 투명한 사업 진행
성수4지구는 강북 최고의 입지에 들어서는 한강변 초고층 랜드마크 단지입니다. 이 사업의 가치는 어떤 건설사 브랜드가 붙느냐보다 사업이 예정대로, 투명하게, 분담금 폭탄 없이 진행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절차를 엄격히 지키는 것은 필요합니다. 그러나 절차를 지키는 과정이 소모적인 갈등으로 번지면 그 비용은 조합원이 납니다. 조합 집행부와 시공사 모두 갈등을 최소화하고 사업 속도를 유지하는 것이 조합원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책임입니다.
수많은 정비사업 현장이 증명하듯, 화려한 설계안과 브랜드 경쟁보다 공사 중단 없이 예정대로 준공하는 것이 조합원에게 가장 큰 이익입니다. 사업 지연으로 불어난 분담금은 누구도 보전해주지 않습니다. 성수4지구가 갈등의 상징이 아니라 신속하고 투명한 사업 진행의 모범 사례로 기록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