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체크

세운4구역 재개발, 22년째 꽉 막힌 이유

tdsmoney 2026. 5. 15. 15:47

 

이주도 끝났습니다. 철거도 끝났습니다. 그런데 부지는 텅 비어 있습니다. 세운4구역 얘기입니다. 2004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22년이 지났는데 아직 삽도 못 떴습니다. 누적 사업비 8000억원, 매달 이자만 20억원이 나가고 있습니다. 어제 5월 14일 주민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유산청장 사퇴를 요구하는 데까지 이르렀습니다. 도대체 왜 이렇게 됐는지, 그리고 언제쯤 착공이 가능할지를 정리합니다.

 

세운4구역 재개발, 22년째 꽉 막힌 이유
세운4구역 재개발, 22년째 꽉 막힌 이유

 


이주·철거까지 다 했는데 왜 못 짓나, 매장 문화재에서 막혔다가 이제 유네스코까지

세운4구역이 처음 막힌 건 문화재 때문이었습니다. 부지 아래에 역사 유물이 있을 수 있으니 발굴 조사를 먼저 해야 한다는 거였거든요. 2018년 사업시행인가를 받고 이주와 철거까지 마쳤는데 착공 직전에 발굴 조사 문제로 또 멈췄습니다.

 

그런데 2025년 10월 서울시가 고도제한을 대폭 올리면서 새로운 변수가 생겼습니다. 종로변 55m에서 98.7m로, 청계천변 71.9m에서 141.9m로 높이를 올린 겁니다. 사업성이 너무 낮으니 높이를 올려 수익성을 맞추자는 논리였습니다.

 

그러자 이번엔 국가유산청이 나섰습니다. 종묘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돼 있는데 고층 개발이 종묘 경관을 훼손한다는 겁니다. 유네스코가 권고하는 세계유산영향평가를 먼저 받으라며 SH공사에 이행 명령까지 발송했습니다.

매장 문화재 문제가 해결되기도 전에 유네스코 영향평가 문제까지 겹친 겁니다. 장애물이 하나 해결되면 또 하나가 생기는 구조가 22년째 반복되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영향평가 대상 아니라고 하고 유산청은 받아야 한다고 한다, 누가 맞나

 

지금 핵심 싸움은 이겁니다. 세계유산영향평가를 받아야 하느냐 아니냐입니다.

 

서울시 입장은 명확합니다. 세계유산법에서 세계유산지구 내부 사업을 영향평가 대상으로 하는데 세운4구역은 그 지구 밖에 있다는 겁니다. 유네스코 권고는 존중하지만 국제기구 권고가 국내 실정법을 대체할 수 없다는 논리입니다.

 

국가유산청은 다르게 봅니다. 지구 안이냐 밖이냐가 아니라 종묘 경관에 영향을 미치느냐가 기준이라는 거죠. 141.9m짜리 건물이 종묘 바로 옆에 들어서는데 영향이 없다고 볼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법 해석부터 다른 상황입니다. 이 해석 싸움이 해결되지 않으면 착공은 계속 미뤄집니다. 어제 주민들이 기자회견까지 연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주민들은 영향평가 의무가 없다는 서울시 편에 서서 유산청장 사퇴를 요구했고 손해배상 소송도 예고했습니다.

 

세운4구역 재개발, 22년째 꽉 막힌 이유
세운4구역 재개발, 22년째 꽉 막힌 이유


세운4구역 착공 언제 가능한가, 지금 시나리오는 두 가지다

지금 상황에서 착공 가능한 시나리오는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법원이 판단을 내리는 경우입니다. 주민들이 예고한 손해배상 소송이 진행되면 법원이 영향평가 의무 여부를 판단하게 됩니다. 법원이 서울시 손을 들어주면 영향평가 없이 착공이 가능해집니다. 반대로 국가유산청 손을 들어주면 영향평가를 받아야 하는데 이 절차만 최소 1~2년이 걸립니다.

 

두 번째는 서울시와 국가유산청이 협의를 타결하는 경우입니다. 서울시가 제안한 민관정 4자 회의와 현장 실측이 실제로 이뤄지고 양측이 절충안을 찾으면 착공이 앞당겨질 수 있습니다. 다만 지금까지 두 기관의 입장 차이가 워낙 커서 단기 타결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세운4구역 문제가 중요한 건 이 구역 하나로 끝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영향평가 범위가 확대될 경우 서울 6개 자치구에 걸쳐 38개 정비구역이 영향을 받고 2만 8764가구 규모의 주택사업이 차질을 빚을 수 있습니다. 세운4구역 착공 여부가 서울 재개발 전체의 선례가 되는 싸움입니다. 당분간 법원과 양 기관의 움직임을 주시하는 수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