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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톺아보기

같은 1분기, 다른 세상…5대 건설사 1분기 수익성, 누가 웃고 누가 울었나

건설사 어닝 시즌이 한창입니다. 얼추 대형사들은 실적 발표를 끝냈는데요. 눈길을 끄는 건 국내 대형 5개사의 성적표가 이렇게 극단적으로 갈린 분기는 최근 몇 년 사이 보기 드문 현상이라는 점입니다. 한쪽에서는 영업이익이 94% 뛰고 순이익이 429% 폭증했습니다. 다른 한쪽에서는 매출이 21% 급감하고 지배주주 귀속 순이익이 99.8% 사라졌습니다. 신규수주가 전년 동기 대비 58% 꺾인 곳이 있는가 하면, 수주잔고 31조 원을 쌓으며 하반기 반등을 예고한 곳도 있습니다. 같은 시장, 같은 분기인데 다섯 회사가 전혀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현대건설, 대우건설, 삼성물산 건설부문, GS건설, DL이앤씨. 2026년 1분기 연결 기준 잠정 실적을 수익성 지표 중심으로 해부합니다.

 

같은 1분기, 다른 세상…5대 건설사 1분기 수익성, 누가 웃고 누가 울었나
같은 1분기, 다른 세상…5대 건설사 1분기 수익성, 누가 웃고 누가 울었나

삼성물산 건설부문 — 매출 줄었지만 수익성 회복 흐름, 하반기가 진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1분기 매출은 3조 4,130억 원입니다. 전년 동기(3조 6,200억 원) 대비 감소했고, 직전 분기(4조 440억 원)와 비교해서도 줄었습니다. 영업이익은 1,110억 원으로 전년 동기(1,590억 원) 대비 감소했습니다. 영업이익률은 3.2% 수준입니다.

 

외형이 쪼그라든 이유는 명확합니다. 하이테크 및 주택 대형 프로젝트 준공 기저효과입니다. 한꺼번에 끝난 대형 현장들이 매출 공백을 만든 겁니다. 사업부문별로 보면 건축 매출이 2조 2,450억 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지만 전년 대비 줄었고, 토목도 감소했습니다. 플랜트 매출은 1조 6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증가하며 일부를 보완했습니다.

 

지역별로는 국내 매출 1조 4,030억 원, 해외 매출 2조 100억 원으로 해외 비중이 더 컸습니다. 국내가 줄고 해외가 늘어나는 포트폴리오 다변화 흐름입니다.

 

수주는 견조했습니다. 1분기 신규수주는 5조 원으로 평택 P5 골조 공사(2조 3,000억 원), 평택 P4 마감 2단계(9,000억 원), 용인 덕성 데이터센터(5,000억 원), 거여새마을 공공재개발(4,000억 원) 등이 포함됐습니다. 1분기 말 기준 수주잔고는 31조 7,260억 원입니다. 건축 20조 5,690억 원, 플랜트 9조 9,020억 원, 토목 1조 2,550억 원 순입니다.

 


대우건설 — 4분기 1조 적자 낸 회사가 한 분기 만에 흑자전환

이번 시즌 가장 극적인 반전을 보여준 곳은 대우건설입니다.

 

2025년 4분기 대우건설의 영업손실은 1조 1,055억 원이었습니다. 해외 현장 손실과 국내 원가 부담이 한꺼번에 터진 결과였습니다. 그런데 2026년 1분기 영업이익은 2,556억 원. 전년 동기(1,513억 원) 대비 68.9% 급증했습니다. 한 분기 만에 1조 3,000억 원 이상의 손익 개선이 이뤄진 셈입니다.

 

매출액은 1조 9,514억 원으로 전년 동기(2조 767억 원) 대비 6.0% 줄었습니다. 매출이 줄었는데 영업이익이 68.9% 늘었다는 건 원가 구조가 개선됐다는 뜻입니다. 4분기에 해외 현장 손실을 집중 반영한 뒤 1분기에 깨끗한 장부로 출발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국내 주택 분양 정산이 수익성을 끌어올린 것도 영향을 줬습니다.

 

당기순이익은 1,958억 원으로 전년 동기(580억 원) 대비 237.6% 증가했습니다.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이익도 2,672억 원으로 전년 동기(957억 원) 대비 179.2% 뛰었고, 직전 분기(-1조 1,977억 원)에서 흑자전환한 겁니다.

신규수주 누적은 3조 4,212억 원으로 전년 동기(2조 8,238억 원) 대비 21.2% 증가했습니다. 수익성과 수주 모두 회복세를 보인 곳은 5개 사 중 대우건설이 유일합니다.


DL이앤씨 — 영업이익 94% 급반등, 순이익은 429% 폭증

 

DL이앤씨도 어닝서프라이즈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1분기 영업이익은 1,574억 원. 전년 동기(810억 원) 대비 94.3% 증가했습니다. 직전 분기(2025년 4분기) 영업이익 630억 원에서도 2.5배 가까이 뛰었습니다.

 

매출액은 1조 7,252억 원으로 전년 동기(1조 8,082억 원) 대비 4.6% 감소했습니다. 대우건설과 마찬가지로 매출 감소 속 영업이익 급증 구조입니다. 원가율 개선이 핵심 변수로 작용했습니다.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이익은 2,123억 원으로 전년 동기(425억 원) 대비 399.3% 급증했습니다. 직전 분기에는 -1,003억 원 적자였던 항목이 흑자전환한 겁니다. 당기순이익도 1,601억 원으로 전년 동기(302억 원) 대비 429.5% 폭증했습니다.

 

5개 사 전체를 통틀어 전년 동기 대비 수익성 개선 속도가 가장 빠른 곳입니다. 다만 매출 자체가 줄고 있다는 점은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계속 지켜봐야 할 변수입니다.


현대건설 — 5개 사 중 유일하게 매출·영업이익 동반 감소

현대건설은 분위기가 다릅니다.

 

1분기 매출액은 6조 2,813억 원으로 전년 동기(7조 4,556억 원) 대비 15.8% 감소했습니다. 영업이익도 1,809억 원으로 전년 동기(2,137억 원) 대비 15.4% 줄었습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감소한 곳은 5개 사 중 현대건설이 유일합니다.

 

직전 분기(2025년 4분기) 대비로는 영업이익이 1,188억 원에서 1,809억 원으로 52.3% 늘었습니다. 전분기 대비 반등은 했지만 전년 동기 기준으로는 여전히 뒷걸음친 숫자입니다.

 

더 눈여겨봐야 할 건 신규수주입니다. 1분기 신규수주는 3조 9,621억 원으로 전년 동기(9조 4,301억 원) 대비 58.0% 급감했습니다. 전년 동기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주입니다. 건설사에서 수주는 1~2년 뒤 매출로 전환됩니다. 지금 수주가 꺾이면 2027년 이후 실적에 직접적인 압력이 됩니다.

 

당기순이익은 2,068억 원으로 전년 동기(1,667억 원) 대비 24.0% 늘었고, 지배주주 귀속 순이익도 1,735억 원으로 전년 동기(1,204억 원) 대비 44.1% 증가했습니다. 영업이익은 줄었는데 순이익이 늘었다는 건 영업 외 이익이 받쳐줬다는 의미입니다. 영업 체력 자체의 회복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GS건설 — 매출 21.6% 급감, 지배주주 순이익 99.8% 소멸

5개 사 중 수익성 지표가 가장 악화된 곳은 GS건설입니다.

 

1분기 매출액은 2조 4,005억 원으로 전년 동기(3조 629억 원) 대비 21.6% 급감했습니다. 영업이익은 735억 원으로 전년 동기(704억 원) 대비 4.4% 소폭 증가했습니다. 매출이 20% 넘게 빠졌는데 영업이익이 소폭 늘었다는 건 수익성 높은 현장 위주로 원가를 관리했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당기순이익은 107억 원으로 전년 동기(137억 원) 대비 22.1% 감소했습니다. 더 심각한 건 지배기업 소유주 귀속 순이익입니다. 1분기 기준 단 5,500만 원. 전년 동기(284억 원) 대비 99.8% 감소입니다. 사실상 지배주주 기준 순이익이 소멸한 수준입니다.

매출총이익도 1,983억 원으로 전년 동기(2,912억 원) 대비 31.9% 감소했습니다. 신규수주 역시 2조 6,025억 원으로 전년 동기(4조 6,553억 원) 대비 44.1% 줄었습니다. 수익성과 수주 모두 악화된 곳은 5개 사 중 GS건설이 유일합니다.


수익성 한눈 비교

 
5개사 매출(억원) 전년비 영업이익(억원) 전년비 영업이익률

 

삼성물산 건설 34,130 감소 1,110 감소 3.2%
대우건설 19,514 -6.0% 2,556 +68.9% 13.1%
DL이앤씨 17,252 -4.6% 1,574 +94.3% 9.1%
현대건설 62,813 -15.8% 1,809 -15.4% 2.9%
GS건설 24,005 -21.6% 735 +4.4% 3.1%

 


이 숫자에서 지금 확인해야 할 것

이번 1분기 실적의 핵심 키워드는 세 가지입니다. 원가율 회복, 수주 절벽, 그리고 준공 기저효과입니다.

 

대우건설과 DL이앤씨는 매출이 줄었는데 영업이익이 폭발적으로 늘었습니다. 4분기에 손실을 집중 반영한 뒤 1분기에 정상화된 장부로 출발한 결과입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형 프로젝트 준공 기저효과로 외형이 줄었지만 P4·P5 본격화로 2분기 이후 반등이 예고된 상태입니다. 세 곳 모두 지금 숫자보다 2분기 숫자가 더 중요합니다.

 

반면 현대건설과 GS건설은 신규수주가 각각 58%, 44% 급감했습니다. 건설사의 수주잔고는 향후 2~3년치 매출을 미리 보여주는 선행지표입니다. 지금 수주가 꺾이면 2027~2028년 실적에 구조적인 압력으로 작용합니다.

 

지금 당장 확인해야 할 지표는 각 사의 수주잔고 추이와 원가율입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서 각 건설사 분기보고서를 검색하면 부문별 수주잔고와 원가율을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영업이익이 늘었어도 수주잔고가 줄고 있는 회사라면 지금의 수익성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는지를 함께 따져봐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