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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체크

규제할수록 집값이 오르는 이유, 부동산 역설의 4단계 구조

 

정부가 대출을 조이고 규제를 강화할수록 시장이 오히려 더 뜨거워지는 현상이 반복됩니다. 왜 규제가 집값을 잡지 못하는 걸까요. 수요와 공급의 흐름을 단계별로 따라가면 이 역설의 구조가 명확하게 보입니다.

 

규제할수록 집값이 오르는 이유, 부동산 역설의 4단계 구조
규제할수록 집값이 오르는 이유, 부동산 역설의 4단계 구조


1단계. 입구를 막았더니 내부가 터졌다

정부가 취득세, 양도세, 대출 규제로 매수 심리를 억누르면 수요가 증발할 것 같습니다. 실제로는 그 수요가 전세 시장으로 이동합니다.

 

집을 사려던 사람들이 규제를 보고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전세로 머뭅니다. 원래 집을 사서 나갔어야 할 사람들이 전세 시장에 계속 남아있게 됩니다. 전세 살던 사람이 집을 사서 나가야 새 세입자가 들어올 수 있는데 아무도 나가지 않으니 전세 대기 줄만 길어집니다. 매수 규제가 만들어낸 첫 번째 역설입니다.


2단계. 집주인을 조였더니 매물이 사라졌다

전세 수요가 폭발하는 동시에 전세 공급은 줄어드는 구조가 형성됩니다. 정부가 실거주 의무를 강화하고 토지거래허가구역을 묶으면서 전세 끼고 집을 사서 시장에 전세를 공급하던 통로가 막혔습니다. 세금 혜택을 받으려면 집주인이 직접 들어가 살아야 하니 기존에 전세를 주던 집들을 비우고 집주인이 입주하는 경우도 늘었습니다. 시장에 나와야 할 전세 매물이 줄어드는 구조입니다. 수요는 폭발하는데 공급은 거꾸로 줄어드는 구조가 완성됩니다.


3단계. 이럴 바엔 그냥 사자

수요는 폭발하는데 공급이 없으니 전셋값이 오릅니다. 매매가는 멈춰있는데 전셋값만 오르면 전세가율이 80~90%까지 올라갑니다. 이때부터 세입자들의 계산이 달라집니다. 전세 사기 리스크가 있고 2년 뒤 보증금을 올려줄 자신도 없는 상황에서 이 돈에 대출을 보태면 내 집을 살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사고 싶어서 사는 것이 아니라 전세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매매 시장으로 진입하는 비자발적 수요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4단계. 누를수록 튀어 오른다

네 단계가 연결되면 하나의 순환 구조가 완성됩니다.

 

매수 억제 → 전세 수요 폭증 → 매물 잠김 → 전셋값 폭등 → 다시 매매로 회귀.

 

이 순환이 반복되면서 규제가 오히려 집값 상승의 연료가 됩니다. 2020~2021년 서울 아파트 시장이 이 패턴을 그대로 보여줬습니다. 20차례가 넘는 규제 대책이 나왔음에도 서울 아파트 가격은 2년 사이 평균 40% 이상 올랐습니다.

 

규제할수록 집값이 오르는 이유, 부동산 역설의 4단계 구조
규제할수록 집값이 오르는 이유, 부동산 역설의 4단계 구조


이 구조에서 투자자와 실수요자가 확인해야 할 것

지금 시장이 이 순환 구조의 어느 단계에 있는지를 확인하는 핵심 지표가 전세가율입니다.

 

전세가율이 70%를 넘어서기 시작하면 비자발적 매수 수요가 형성되는 시점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전세 매물이 줄어들고 전셋값이 오르는데 매매가는 아직 멈춰있다면 매매가 상승의 전조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전세가율이 낮고 전세 매물이 풍부하다면 매매가를 밀어 올릴 비자발적 수요가 아직 형성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관심 지역의 전세가율과 전세 매물 수량을 확인하는 것이 지금 시장을 읽는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네이버 부동산이나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서 관심 단지의 최근 전세 거래가와 매매가를 비교하면 전세가율을 직접 계산할 수 있습니다. 전세가율이 빠르게 올라가고 있는 단지라면 그곳이 비자발적 매수 수요가 집중되기 시작하는 시점에 있을 수 있습니다.